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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8일 목요일

중국의 간체자 폐지 논란


[중국탐구] 간자체 한자, 사라지나? (간ㆍ번 논쟁에서 드러난 중국문화의 변화)
인터샤크 10.05.16 09:27

간자체 한자, 사라지나?

[中國探究]<32> 간ㆍ번 논쟁에서 드러난 중국문화의 변화
 '간화자(簡化字)'를 고수할 것인가, '번체자(繁體字)'로 복귀할 것인가.
중국의 공용 한자인 '간화자'의 운명을 결정하려는 논쟁에 불이 붙었다. '간화자'란 한자의 획수를 줄여 간략하게 만든 글자를 말한다. 사회주의 중국이 수립된 이후, 1956년 '한자 간화 방안'이 마련되고, 뒤이어 1964년 '간화자 총표'가 발표되면서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 때 만들어진 '간화자'는 모두 2,235자. 10만 자 안팎으로 추정되는 전체 한자 수에 비하면 미미한 정도지만, 자주 쓰이는 한자가 많아 노출 빈도는 높은 편이다.

'간화자'는 중국대륙과 싱가폴에서만 사용되고 있으며, 한국을 비롯해 홍콩과 대만 등 다른 한자문화권 국가에서는 채택되지 않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자체 약자를 사용하고 있다. 이 나라들에서 쓰이는 '정자(正字)'를 중국에서는 '번거롭다', 혹은 '번다하다'는 등의 의미를 내포한 명칭인 '번체자'라 부르고 있다.(이 때문에 최근 대만에서는 이를 '정체자'라 고쳐 부르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즉 '번체자'와 '간화자'는 우리 식으로 말하면 '정자'와 '약자'인 셈이다.

'간·번' 논쟁에 불을 지핀 사람은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인 판칭린(潘慶林)이었다. 그는 지난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를 합하여 부르는 약칭) 기간에 "향후 10년 안에 간화자를 폐지하고 번체자로 복귀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그의 제안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찬반을 가르는 네티즌들로 인터넷도 뜨겁게 달궈 놓았다. 이에 발맞추어 지난 4월 8일, 중국사회과학원(社會科學院) 문사철학부(文史哲學部)와 언어연구소는 '간화자와 번체자'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사회과학원은 인문·사회과학의 연구를 선도해 온 중국 내 유력한 학술 기관이다. '간화자'를 지지하는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사용은 물론, 지금보다 한자를 더욱 '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번체자'로 돌아가자는 입장은 이제 '간화자'를 버리고 한자의 원형으로 복귀하자고 주장한다.

'간화자'를 고수하거나 확대하자는 입장은 사실 청조 말기, 중화민국 초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루페이쿠이(陸費逵)나 첸쉬안퉁(錢玄同) 같은 지식인들은 복잡한 한자의 자형이 중국의 근대화를 가로막는다고 생각하고 이를 '간화'하자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이 본격적으로 수용된 것은, 앞서 말한 대로 사회주의 중국 수립 이후의 일이다. '간화자'가 한자의 대중 교육과 보급에 강점을 갖고 있으며, 나아가 과학 기술의 접목과도 용이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심지어 당시 중국 정부는 점차 한자를 아예 버리고 로마자 알파벳으로 중국 문자를 '표음화'하는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 '부국강병'의 근대화를 위해 중국으로서는 한자의 개혁이 절실했던 것이다.

'번체자'로 복귀하자는 입장의 가장 강력한 근거는 한자의 원래 자형이 파괴되었다는 것이다. 일부 '간화자'들은 옛 글자 형태에서 비롯되기도 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추할 추(醜, ch ou)' 자는 단지 독음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소 축(丑, ch ou)'으로 통합됐고, '새 척(隻, zhī)' 자는 역시 독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다만 지(只, zhǐ)'와 통합됐다. 또 '사랑 애(愛)' 자는 '간화'하면서 '마음 심(心)'이 빠지게 돼[爱], '마음 없는 사랑'이 되었다는 것이다.

원래 자형을 알아보기 힘든 '간화자'의 사례


사실 중국 역사상 한자의 '간화'는 진시황 때의 문자 통일 당시에도 한 차례 이뤄졌기 때문에 오늘날 '번체자'가 한자 고유의 자형을 간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따라서 '간화자'와 '번체자' 논쟁의 이면에는 단지 이런 언어·문자학적인 순학술적인 논리만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아님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간체자' 고수의 논리에는 사회주의 중국 이후의 '현대화'가 성공했으며, 이를 통해 대중문화의 '보급'과 '계몽', 현대 과학의 성취를 얻어낼 수 있었다는 믿음이 자리 잡고 있다. 반면, '번체자' 복귀의 논리에는 이제 찬란했던 '고전'(classic) 중국 문화의 수준을 회복해야 한다는 '고급문화'에 대한 열망이 내재하고 있다. 한자의 '간화'가 결국 세계적 과학 기술의 표준조차 수용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논리적 힘을 쌓아갔다면, 결코 '번체자'로의 복귀가 그것을 저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녹아들어 있다.
중국의 '간·번' 논쟁은 이제 그들을 떠받치고 있는 문화 심리를 바탕으로 2라운드 논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임대근 한국외국어대 교수/중국대중문화 (inkyu@pressian.com)

간체냐 번체냐… 중국 ‘문자전쟁’


“간체 효용성 끝났다” 본토서 번체 부활론 꿈틀
“인구 95%가 간체 쓰는데…” 현실론 만만찮아
대만 한자 세계문화유산 추진 싸고도 신경전






중국에는 두 가지 한자가 쓰이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는 한자 획수를 줄인 간체(簡體)가 쓰이고, 대만에서는 전통 한자인 번체(繁體)가 쓰인다. 간체는 1956년 마오쩌둥(毛澤東)에 의해 만들어졌다.

최근 중국에 이들 문자를 둘러싼 ‘문자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는 번체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중국?대만 사이에는 한자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둘러싼 갈등이 일고 있다. 중국의 경제발전에 따라 간체가 세계로 전파되면서 해외 화교사회에는 간체?번체의 세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5?4운동 때의 백화운동, 간체 혁명에 이어 또 하나의 문화전쟁이 벌어질 것 같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에 확산되는 문자 논쟁=중국에는 번체 부활론이 꿈틀거린다. 싱가포르의 연합조보(聯合早報)에 따르면 간체를 없애고 고유 한자인 번체를 되살리자는 운동이 중국의 언어학자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
번체 부활론이 표면화된 것은 지난달 초 판칭린(潘慶林) 정협 위원이 10여명의 다른 위원과 함께 10년의 기간을 두고 번체를 부활시키자는 주장을 정식 제안하면서부터다. 중국에는 이후 문자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번체의 부활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간체가 조악하며 한자의 예술성과 과학성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랑 애’(愛)의 경우 번체에는 마음(心)을 나타내는 뜻이 담겨 있지만 간체에서는 마음이라는 뜻은 온데간데없어졌다는 것. 이들은 “컴퓨터를 사용하는 21세기에는 ‘사용하기 간편하다’는 간체의 이점은 사라졌다”며 “간체는 오히려 문화적인 단절 사태만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컴퓨터로 한자를 쓸 때 번체나 간체나 모두 발음기호(병음)를 쓰게 되는데, 간체라고 더 편하지 않다.

이에 반대하는 현실론자도 많다. 중국 본토 인구의 95.25%가 간체를 쓰는 상황에서 이를 되돌리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문자의 역사는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간체는 고대부터 쓰여왔다는 것. 연합조보는 이런 상황에서 해외 화교는 번체를 가르칠 것인지, 간체를 가르칠 것인지를 놓고 혼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한자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둘러싼 갈등=중국의 문자 갈등은 한자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둘러싸고도 벌어지고 있다. 대만은 한자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4년의 기간을 두고 이 작업을 진행한다는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세웠다.
같은 한자를 쓰는 한국과 일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대만 중앙일보에 따르면 일부 대만 학자는 최근 “한국이 호시탐탐 한자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려고 한다”며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서두르기를 재촉하기까지 했다. 대만은 지난달 캐나다에서 번체 한자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만들기 위한 회의를 연 데 이어 일본 교도대학과 게이오대학에도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중국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대만이 번체 한자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면 간체를 사용해온 중국으로서는 문자의 정통성과 헤게모니를 빼앗길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이에 “등록 주체는 중국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자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정치적인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강호원 선임기자 hkang@segye.com  

[해외문화]중국, 한자도 야심찬 성형수술


교육부 44개 글자 대상
삐침각도 수정 움직임
학자들 “시간ㆍ재정 낭비”
네티즌도 반대 목소리

중국의 한자(漢字)가 성형을 위해 수술대 위에 눕혀졌다.
최근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등 중국 대도시의 여대생과 고 3 여학생들 사이에 방학맞이 성형수술 붐이 불어 화제가 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중국 교육부가 한자를 아름답게 만들겠다며 메스를 들이댔다. 그러나 많은 학자가 반대하고 여론도 반대쪽으로 기울어 야심 찬 성형 계획이 실행에 옮겨질지 주목된다.


중국 교육부는 8300개의 한자가 포함된 ‘통용 규범 한자표’를 지난 13일 발표하고 여론 수렴 중이다. 이 규정은 한자의 사용 빈도 수에 따라 3등급으로 나누고, 처음으로 51개 이체자도 포함시켰다. 이체자는 정체자와 음과 뜻이 동일하지만 글자만 다른 것이다. 예를 들어 ‘총명할 철(哲)’의 이체자인 ‘철(喆)’은 인명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음에도 이체자라는 이유로 컴퓨터 입력이 안 됐지만 앞으로는 가능해진다.

이 밖에 44개 한자가 성형수술(?)을 받고 변신한다. 거의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로 삐침의 각도가 살짝 변하는 정도다.

하지만 학자들은 혼란을 초래하고 재정 낭비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중앙TV(CCTV)의 인기 국학 프로그램인 ‘바이자장탄(百家講壇)’에 출연하는 왕리췬(王立群) 허난(河南)대 교수가 이 가운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개인 블로그에 “성형 열풍이 한자에까지 불어닥칠 줄 몰랐다”면서 “한 번 손대기 시작하면 앞으로 고칠 한자가 수도 없이 많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의 블로그에는 이미 1만명이 넘는 네티즌이 동의의 글을 남겼다.

은행원이라는 한 여성은 “비록 44개 한자라고 하지만 지도, 표지판, 문서 등 손대야 할 게 너무 많다”며 “시간이나 경제적으로 낭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리위밍(李宇明) 국가언어위원회 부주임 겸 교육부언어사(司) 사장은 “8년간의 연구와 전문가 감정을 거쳐 고민 끝에 결정했지만 학계와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해당 기관은 이 같은 과민반응을 예상치 못했기에 혼란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중국의 한자는 최근 정자격인 번체자(繁體字) 회복 논란이 일면서 이미 한 차례 여론의 관심을 끌었다. 중국은 지난 1956년 약자격인 간체자(簡體字)를 통용하는 ‘한자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뒤이어 1964년 ‘간화자 총표’를 발표하면서 간체자를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대만과 홍콩에서는 여전히 정자격인 번체자를 사용하고 있다.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판칭린(潘慶林) 위원이 지난 양회(전인대와 정협) 때 “대만과의 왕래를 편리하게 하고 문화 수준을 높이자”며 번체자 복귀 제안을 내놓으면서 인터넷이 찬반논쟁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중국 교육부는 이번에 번체자는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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